‘방북 의혹’ 코너 몰린 김만복 원장 자작극
[세계일보   2008-01-15 1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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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평양 대화록 유출 파동이 15일 김 원장의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자작극의 충격과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새 정부에서 국정원에 대한 인적·제도적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록 유출 파동 전말=김 원장이 17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8일 평양을 방문해 김 부장과 나눈 대화록이 지난 10일 오전 중앙일보에 보도되면서 대통령직 인수위는 발칵 뒤집혔다.

기사에 따르면 대화록을 보고받은 인수위가 국가기밀을 외부에 공개한 장본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즉각 내부 조사에 나섰고, 국정원 측에 대화록 문건을 다룬 관련자들을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11일 자체 조사 결과 ‘내부 유출자’가 없음을 확신하면서 국정원 측으로 의심의 눈길을 돌렸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통상 국정원 자료에 붙어 있는 ‘대외비’ ‘1급비밀’ 등의 표시가 없었고, 비문이 아닌 평문으로 정리돼 있다는 점이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때부터 김 원장이 방북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려고 대화록을 유출한 책임자일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기 시작했다. 국정원은 자체 보안조사에 착수해 내부적으로 인수위 유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정원 최고위층에서 조직적으로 언론사에 흘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결국 조사 며칠 만에 김 원장은 “내가 언론사에 유출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향후 파장=국정원에 대한 대대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이번 사건을 ‘권력 교체기를 틈탄 중대한 국가 기강 문란사건’으로 규정하고, 정부기관의 기강 확립 차원에서 끝까지 진상을 규명해 책임을 가린다는 입장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지난 10년간 ‘코드 인사’와 남북관계에 치중하면서 국정원 인력과 조직이 특정 지역·세력에 편중되고, 그 여파로 대북정책과 대공활동도 왜곡됐다는 평이 적잖다.

이 당선인도 이를 심각히 여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마당에 국정원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터진 셈이다.

이번 파동은 국정원의 조직·기능 개편과 국정원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고 각별한 신임을 받아 강력한 쇄신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국정원이 그간 추진해온 대북정책과 남북 접촉은 김 원장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의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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